2017년, 재미있다는 입소문만으로 접해본 적도 없는 스페인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다. 그 영화가 바로 '인비저블 게스트'. 최근 이 영화를 원작으로 한 소지섭, 김윤진 주연의 '자백'이 넷플릭스에 올라와 다시 한번 보게 되었다. 현재까지 이탈리아, 인도, 한국까지 총 세 번이나 리메이크된 작품이니 작품성은 이미 검증된 것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당시, 줄거리나 감상평 등 영화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아보지 말고 영화를 즐기라는 추천으로 어떠한 내용인지 감도 잡지 못하고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는 말도 식상하다.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얼얼하다가 멍 하니 숨을 죽이고 있었다. 사라진 범인부터 이를 찾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까지 몰입도가 엄청나다.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고 싶은 분들은 후기를 찾지 말고 바로 보기를 추천한다. 물론 이 포스팅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시길.
밀실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는 단 한명, 진짜 범인은?
올해의 기업인상을 받은 유망한 기업가 아드리안은 한 호텔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그는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줄 승률 100%의 변호사 버지니아 구스먼을 만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영화는 변호사와의 진술 장면과 과거 회상 장면이 번갈아가면서 전개된다.
아드리안과 내연 관계인 로라는 누군가에게 그들의 불륜 관계를 폭로하겠다 말과 함께 멀리 떨어진 호텔로 돈을 들고 오라는 협박을 받는다. 아드리안과 로라는 초조하게 호텔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던 중, 누군가의 노크 소리에 아드리안이 문 가까이에 다가가는 순간 의문의 습격으로 아드리안은 기절하게 되고, 정신을 차려보니 흐트러진 지폐들 사이에 쓰러져있는 로라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곧이어 들이닥친 경찰들에게 현장에서 검거되었던 아드리안. 하지만 그들이 묵었던 호텔에 누군가 침입한 흔적이 없었고, 아드리안이 당연히 용의자 1순위가 된다.
버지니아는 검찰이 새로운 증인을 확보했으며, 곧 아드리안이 검칠에 재소환되어 증인이 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것이라고 알린다. 변론을 준비할 수 있는 남은 시간은 3시간, 3시간 안에 사건을 재구성하기 위해 버지니아는 아드리안에게 사건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솔직하게 털어놓길 요청한다. 또한 검사가 파고들 허점을 찾기 위해 아드리안을 강하게 압박한다. 이에 아드리안은 그날의 내막을 알려주게 된다.
내연녀 로라와 여행을 다녀오는 산속 길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사슴을 피하려다 마주 오던 차와 큰 교통사고가 나게 된다. 상대편 차에 가보니 운전자는 이미 사망한 듯 보였고 아드리안이 경찰에 신고하려는 것을 로라가 저지한다. 로라는 경찰에 신고하면 잃을게 많기에 사고를 덮자고 설득하고, 두 사람은 현장을 떠나려 하지만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멀리서 다른 차량이 나타나고 로라는 사고 상대방인 척 연기하여 상황을 모면한다. 목격자가 생겨버렸으니 차량과 시체를 없애야 한다는 로라의 말에 아드리안은 사고차량을 몰고 한참을 달려 어느 호수에 차를 빠뜨린다.
로라는 견인차를 부르고 기다리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다. 그러던 중 자동차 정비사인 토마스가 그녀의 차를 발견하고 차를 견인해 주고 고쳐주겠다고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로라는 토마스의 도움을 받아 그의 집으로 향하게 된다. 차량을 수리하는 동안 로라는 집 안을 살피며 탁상위 사진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는데, 바로 자신들이 교통사고로 죽게 만든 그 청년이 토마스의 아들 다니엘이었던 것이다. 놀란 로라는 서둘러 집을 빠져나오려고 하는데, 토마스의 아내 엘비가 아들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전화를 걸자 로라의 핸드백 안에서 로라가 챙긴 다니엘의 핸드폰이 울린다. 로라는 급한 대로 소파에 핸드폰을 파묻고 그대로 집을 떠나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토마스는 차량 번호를 유심히 지켜본다.
간신히 집을 빠져나온 로라는 아드리안과 재회하고 다시는 서로 연락하지 않기로 약속하며 헤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드리안은 협박 편지를 받게 된다. 아드리안이 시체와 차를 밀어 넣은 호수의 사진이 담겨있었고, 아드리안은 사건 당시 사고 현장을 지나갔던 한 남자를 기억해 낸다. 협박범은 10만 달러를 요구했고 스페인 외곽의 한 호텔로 로라와 아드리안을 불러들인 것이다. 그렇게 그 둘은 사건이 발생한 호텔에 머물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을 듣게 된 버지니아는 아드리안의 생각과는 다르게 토마스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사건이 발생한 호텔의 직원이 바로 토마스의 아내 엘비이며, 그 증거로 신문 한 켠에 나온 엘비의 사진을 보여준다. 토마스와 엘비가 밀실 살인 계획을 세워 아드리안에게 누명을 씌운다는 것이다. 이에 버지니아는 아드리안에게 죽은 로라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 씌우자고 제안한다. 그렇기 위해선 상대편 사고 차량에 로라의 물품을 넣어 증거를 만들어야 하니, 시체를 수장한 호수의 위치를 알려달라고 한다. 좌절하는 아드리안은 순순히 시체를 수장한 호수의 위치를 알려주게 된다. 과연 아드리안은 무사히 변론을 마치고 버지니아는 진짜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그렇다면, 로라를 죽인 진짜 범인은?
더 많은 내용을 담으려다 그렇게 되면 영화의 재미를 느낄 수 없을 것 같아 줄거리는 중반까지만 언급했다. 스포일러는 마지막 한 문장으로 정리할 테니, 스포일러가 싫으신 분 들은 여기까지만 읽으시길 권장한다. 1시간 40분의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을 정도이며, 앞부분의 스토리 쌓기만 잘 넘긴다면 마지막까지 상당한 긴장감과 몰입감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인비저블 게스트의 한 줄 감상평은 어느 나라나 엄마는 위대하다.